1. 크리스마스, 반짝이는 마음이 도착한 날
“올해 크리스마스엔 특별한 선물 준비했어.”
“뭐야? 힌트라도 줘봐!”
“노코멘트. 다만, 네가 평소에 갖고 싶다고 했던 그거일지도 몰라.”
네 눈빛에서 뭔가 비밀을 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그리고 나는 몰랐지.
그 선물이 그렇게 나를 웃기고, 또 그렇게 울릴 줄은.
그날, 크리스마스 이브의 거리는 눈이 내리진 않았지만 반짝였어.
광화문 근처 조명 아래, 네가 내게 조심스럽게 내민 검정 쇼핑백.
‘CHANEL’이라는 로고가 순간적으로 내 심장을 멎게 했지.
“설마…?”
“응, 네가 얘기했던 그거. 샤넬 25.”
나는 말을 잃었고, 눈물이 맺혔어.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닌데,
그 마음이 너무 깊이 느껴져서.
2. 작은 명품백 하나가 만들어낸 따뜻한 밤
우리는 그날 저녁, 평소보다 조금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했지.
그냥 분위기 내고 싶었고, 특별한 날이니까.
샤넬 25백은 내 무릎 위에 조심스레 올려져 있었고,
나는 틈만 나면 백을 쓰다듬었어.
마치 아주 귀한 애완동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거, 진짜 괜찮은 거야? 너무 비싸지 않아?”
“괜찮아. 너한테 어울리는 걸 주고 싶었어.”
“…나 너한테 뭐 해준 게 없는데.”
“그건 네가 나랑 함께 있는 걸로 충분해.”
그 말이… 그 밤보다 더 반짝였어.
세상의 모든 트리보다 더.
3. 그렇게 매일같이 함께했던 샤넬25
샤넬백이 생긴 후, 난 정말 그 가방을 내 분신처럼 들고 다녔어.
어디를 가든 함께했고, 거울을 볼 때마다 괜히 뿌듯했어.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도 솔직히 기분 좋았지.
“이거 진짜 너한테 잘 어울린다.”
“그치? 너가 골라줬잖아.”
“정작 난 디자인도 잘 모르고 그냥 직원이 추천해준 거 샀는데…”
“근데 그게 찰떡이야. 진짜 신기하지?”
“운명인가봐.”
우리는 그렇게 웃었고,
그 가방은 내 일상 속에 스며들었어.
4. 그리고, 어느 날... 사라져버린 선물
그날은 유난히 정신없는 날이었어.
지하철을 타고, 약속이 밀리고, 카페에서 일하다가 급히 짐을 챙겼어.
샤넬백은 의자에 걸려 있었고, 나는 잠깐 그것을 잊었어.
다시 돌아갔을 땐,
이미 없었어.
카페 직원도, CCTV도, 아무 것도 단서가 없었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손끝이 얼어붙었지.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
나는 멍한 상태로 너에게 전화를 걸었어.
“무슨 일 있어?”
“…나… 그 가방… 샤넬25… 잃어버렸어.”
“뭐라고?”
“…카페에 두고 나왔는데, 돌아가니까 없었어…”
“…아…”
5. 고개 들지 못한 내 마음
며칠 동안 나는 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어.
내가 너무 소홀했던 걸까, 방심했던 걸까,
정말 귀한 선물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고,
네 마음까지 함께 잃은 것 같은 기분이었어.
그동안 네가 아껴 모은 돈, 정성, 기대…
그 모든 게 내 실수로 사라진 것만 같아서 너무 미안했어.
“진짜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내가 어쩌다…”
“야, 멈춰.”
“응…?”
“나는 너한테 그 가방을 준 게 아니라, 마음을 준 거야.
그 가방 잃었다고 해서, 내 마음까지 사라진 건 아니야.”
6. 진짜 선물은 그게 아니었어
그날 밤, 우리는 다시 같은 레스토랑에 갔어.
샤넬백은 없었지만,
내 옆엔 네가 있었고,
네 옆엔 내가 있었어.
“다시 돌아가도, 또 줄 거야.
왜냐면 너니까. 너여야만 하니까.”
나는 울었고,
그 눈물은 어쩌면 잃어버린 가방보다 더 귀한 의미였어.
진짜 선물이 뭔지를 알게 된 눈물.
7. 샤넬은 사라졌지만,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
그 후로도 우리는 웃었고, 때로는 다퉜고, 다시 화해했어.
샤넬25는 내게 특별한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게 생겼어.
바로, 그 상황 속에서도 나를 다그치지 않고 안아준 너의 마음.
그건 어떤 명품보다 값지고,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것.
8. 연인의 선물, 진짜 의미를 묻다
우리는 종종 물어봐야 해.
- 정말 상대를 위한 선물을 하고 있는 걸까?
- 아니면 그냥 ‘행위’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랑은 명품백보다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문자 한 통이,
수백만 원짜리 선물보다 오래 남기도 해.
그렇다고 해서 명품 선물이 의미 없다는 게 아니야.
하지만 그 안에 ‘진심’이 없으면 아무 의미도 없어.
9.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을 떠올려보자
혹시 지금,
당신도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나요?
그 슬픔을 충분히 이해해요.
그 물건이 사라진 게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마음까지 잃어버린 것 같은 감정.
하지만 꼭 기억하세요.
진짜 마음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 마무리하며
샤넬25는 사라졌지만,
그 순간의 설렘과
그 밤의 대화,
그리고 너의 따뜻한 위로는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어.
가끔,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많은 걸 가르쳐줄 때가 있어요.
선물은 사라져도, 마음은 남는다.
그게, 이번 크리스마스가 내게 남긴 가장 값진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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