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 올해 마지막 날, 같은 달력 앞에 선 우리〉“올해를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나는 그냥 당신을 떠올렸어요.”1. 집 안의 조명이 유난히 따뜻했던 12월 31일“오늘, 진짜 아무 데도 안 갈 거예요?”윤수가 물었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응.우리 집에서, 그냥 우리끼리 보내자.그게 더 연말 같아.”시끌벅적한 번화가도,화려한 불꽃놀이도,오늘만큼은 전부 필요 없었다.이 사람과,한 해의 끝을 조용히 마주하고 싶었다.2. 벽에 걸린 달력 앞,우리가 함께한 날짜에 동그라미를 그리며“이 날 기억나요?우리 블루베리 체험 간 날.”“이건 감자밭에서 내가 미끄러진 날.”“이건… 마을 축제.손 놓쳤다가 다시 꽉 잡은 날.”윤수와 나는달력 한 장 한 장을 넘기며동그라미를 그려갔다.달력 위엔 숫자가 아니라추억과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