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야기(사랑)

🍁《옥수수따기 체험에서 만난 인연》

히야121 2025. 7. 10. 23:35

 

 

〈제8화 – 가을, 우리의 첫 여행 계획서〉
“계획은 여행을 위해 세우는 줄 알았는데,
당신과는… 미래를 위해 세우고 있었어요.”


1. 아침 공기에서 ‘가을’이 느껴지던 날

“가을 냄새 나요.”
창문을 열자마자, 내가 말했다.

윤수는 커피잔을 내밀며 물었다.
“가을 냄새가 뭐예요?”
“음… 바삭한 나뭇잎 냄새,
그리고… 약간 외로운 기분?”
“그럼 우리, 외롭지 않게 가을 여행 갈래요?”

그 말 한 마디에
기분이 포근해졌다.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 계획서를 펼치게 된 계절이었다.


2. 같이 여행 계획을 세운다는 것의 의미

“근데,
여행지 정하는 거 은근 어렵네요.”
윤수는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나는 바다 보고 싶고,
너는 단풍 보고 싶고…”
“그럼 단풍 드는 섬으로 가면 되죠.”

우리는 포스트잇을 꺼내
가고 싶은 지역, 먹고 싶은 음식, 하고 싶은 활동을 적었다.

“자, 그럼… 서로 3개씩 골라봐요.”
“무슨 오디션이에요?”
“우리 마음의 공통분모 찾는 연습이요.”

생각보다 웃긴 결과가 나왔다.
나는 ‘가을 바람 맞으며 호떡 먹기’를 골랐고,
윤수는 ‘새벽에 같이 걷기’를 뽑았다.

서로 달라도,
그걸 조화롭게 만드는 이 과정 자체가
이미 ‘우리다운 여행’이었다.


3. 처음으로 싸움 아닌 '온도차'를 느낀 순간

“우리 숙소는 글램핑 어때요?”
윤수가 제안했다.
나는 망설였다.

“음… 나는 좀 따뜻한 실내가 좋은데…”
“추울까 봐 걱정돼요?”
“그런 것도 있고,
나 사실…
어두운 데 잘 못 자요.”

조금은 멋쩍게 고백하자
윤수는 놀란 듯 말했다.

“그럼 왜 말 안 했어요?”
“잘 보이고 싶어서요…”

그 순간,
우리는 사소한 다름보다
서로에게 맞춰주고 싶었던 마음
을 마주했다.

윤수는 이불을 정리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
따뜻한 방에서 호떡 먹고
새벽엔 따뜻한 커피 들고 산책해요.”

그 말에,
나도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4. 두 사람이 함께 그리는 지도 위 미래

우리는 지도를 펼쳐놓고
동그라미를 그리기 시작했다.

‘호떡집’
‘조용한 북카페’
‘산책로 끝에 있는 바다전망대’

윤수는 지도를 보며 말했다.

“이게 여행지 지도긴 한데…
왠지 우리 둘만의 작은 인생 설계도 같아요.”

“응.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그 사이를 이어주는 길까지 다 들어가 있잖아요.”

그 지도를 보며
처음으로 ‘같이 사는 것’이 상상이 됐다.


5. 여행 가방 싸기 전날 밤, 두려움이 밀려올 때

여행 전날 밤,
나는 윤수에게 물었다.

“혹시…
우리 여행 가서 싸우면 어떡해요?”
“그럼,
그때 처음으로 같이 화해해보면 되죠.”
“그건 안 해봤잖아요.”
“그러니까 해보면 되죠.
처음은 늘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덜 무섭잖아요.”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연애가 깊어진다는 건,
같이 '처음을 겪어내는 용기'가 생긴다는 뜻이었다.


6. 출발하는 날 아침,

가을 햇살이 유난히 부드러웠다

“호떡은 얼어도 먹고,
따뜻하면 더 좋고.”
윤수가 말한다.

“근데 여행은…
따뜻해야 좋은 거죠.”
내가 말한다.

그리고 서로를 보며 웃었다.

작은 캐리어 하나,
손에 들린 커피 두 잔,
맑게 갠 가을 하늘 아래,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가는 연애를
이제 한 뼘 더 내딛기 시작했다.


📍마무리하며 – 계획은 여행을 위해,

그러나 진짜는 ‘우리’를 위해

처음 여행 계획서를 펼쳤을 땐
어디를 갈지, 뭘 먹을지 고민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점점 더
‘어떻게 함께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여행보다 중요한 건
그 여행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조심스레 알아가는 마음.

가을바람에 실려
우리는 그런 사랑을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