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랑의 상징, 귀엽고 느린 그 친구
“혹시 이거... 레서판다 아니야?”
“어떻게 알았어?”
“내가 울던 그날, 옆에 조용히 서 있었던 애잖아.
우리 둘 다, 그 애를 기억하고 있잖아.”
⛪ 1. 우리가 선택한 결혼식장, 조용한 숲 속의 온실
"결혼식 어디서 하고 싶어?"
"화려한 호텔 말고... 우리 처음 만났던 분위기 어때?"
"서울숲...?"
"응. 거긴 시작이잖아."
우리는 결국 서울숲 근처의 작은 온실 웨딩홀을 선택했다.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나무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공간.
그날 우리가 울고 웃던 곳과 가장 가까운 느낌의 장소였다.
드레스도 턱시도도,
꽃도 음악도,
과하지 않은, 우리답게 준비했다.
🧸 2. 레서판다, 너도 와줄래?
“축의금 대신, 작은 선물 하나 하고 싶어요.”
친구 한 명이 은근하게 힌트를 줬다.
하지만 우리는 몰랐다.
그 선물이 결혼식의 가장 특별한 주인공이 될 줄은.
결혼식 당일,
하객이 하나둘 입장하고,
우리는 신부대기실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 신부님 선물 도착했어요.”
상자.
그 안에는 50cm짜리 레서판다 인형이 앉아 있었다.
작은 리본을 맨 채.
그리고 그 인형 목에 달린 카드.
"그때 당신이 울고,
옆에 있던 그 애예요.
오늘은 울지 말고, 웃어요."
그 순간,
내 눈시울이 또 붉어졌다.
💬 3. 결혼식장 한복판, 인형 하나가 가져온 온기
“저거... 뭐야? 레서판다?”
“신랑 신부가 처음 만날 때 그 앞에서 울었대.”
“진짜야? 너무 영화 같다...”
하객들 사이에서 인형은 조용히 인기몰이 중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단순한 귀여움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가 같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 4. 우리가 교환한 서약서에도
“내가 지칠 땐, 당신처럼 조용히 곁에 있을게요.
레서판다처럼,
말은 없어도 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될게요.”
“당신이 울 때,
내가 옆에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그런 존재로 살아가길 약속해요.”
우리는 결혼 서약서를 직접 썼다.
그리고 그 안에 ‘레서같이’라는 단어를 써넣었다.
우리만이 아는 말,
우리만이 아는 방식.
하객 중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사랑이 꼭 뜨겁지 않아도,
조용하고 따뜻하게, 오래 갈 수 있구나.”
📷 5. 레서판다와 찍은 첫 가족사진
웨딩촬영이 끝날 무렵,
스냅 작가가 물었다.
“이 인형은 꼭 들어가야 하나요?”
“꼭이요. 저희 첫 인연이 이 친구 덕분이거든요.”
결국 우리는
신랑·신부·레서판다 인형
셋이 나란히 찍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신혼집 거실에 걸었다.
🏠 6. 결혼 후, 우리는 매일 레서같이
“오늘 좀 레서같아.”
“왜, 조용해서?”
“아니,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서.”
결혼 후 첫 아침,
우리는 그런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식탁 위
레서판다 모양 식탁매트,
레서판다 커피잔,
레서판다 쿠션이 하나씩 늘었다.
"너 우리 집을 레서원으로 만들 작정이야?"
"레서부부니까!"
우리는 웃었다.
그 웃음 안엔 처음 만났던
그 조용하고 울컥하던 감정이 아직도 살고 있었다.
📖 7. 어느 날, 작은 손이 인형을 안고
"엄마, 이 동물 뭐야?"
"얘? 레서판다야."
"우리 집에 왜 있어?"
"그건 말이지..."
우리는 언젠가
아이에게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 엄마가 처음 울음을 보인 날,
- 아빠가 그 울음을 기억해준 날,
- 그리고 둘이 손을 잡게 된 이유.
그 시작은 아주 조용했지만,
그래서 더 깊고 확실했다는 것을.
🎀 마무리하며 –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
그날 결혼식이 끝난 후,
친구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너희 둘 보면 말이야...
사랑이라는 게 꼭 요란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게,
때론 전부일 수도 있구나 싶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근데 진짜... 레서판다 너무 귀엽더라.
웨딩 케이크에 올라간 거 보고 빵 터졌잖아!”
맞다.
우리는 웨딩케이크 위에도
작은 레서판다 케이크토퍼를 올려놨다.
그게 우리의 시작이자 상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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