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야기(사랑)

7화[몇 봉지째 비워지는 치토스, 방 안은 온통 고소하고 매콤한 냄새로 가득하다]

히야121 2026. 6. 28. 13:03

 

금홍: (손가락에 묻은 치토스 가루를 슥 닦아내며) 야, 방돼곰. 근데 너 진짜 겨울 되면 방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갈 기세다? 저기 쌓인 박스만 봐도 봄까지는 버티겠어.

 

방돼곰: (입안 가득 치토스를 우물거리며) 당연하지. 겨울의 외출은 목숨을 건 모험이야. 눈이라도 내리는 날엔... 어우, 상상만 해도 발가락 끝이 시려. 그래서 미리 방을 '치토스 요새'로 개조해 둔 거야.

금홍: (피식 웃으며) 요새는 무슨 요새. 그냥 과자 창고지. 야, 근데 하루에 두 봉지만 먹으라는 약속, 진짜 지킬 수 있어? 너 지금 벌써 세 봉지째 뜯으려고 손가락 꼼지락거리는 거 금홍이 눈에 다 보이거든?

 

방돼곰: (새 봉지를 잡으려던 손을 멈칫하며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아니... 이건 그냥 손가락 스트레칭이야! 진짜야! (슬그머니 손을 내리며) ...근데 금홍아, 넌 겨울이 안 무서워? 넌 소심하지도 않고 늘 씩씩하니까 내 마음 모를 거야.

 

금홍: (치토스 하나를 씹으며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와작- 음... 나도 무서운 거 있지. 왜 없겠냐? 다만 난 너처럼 겨울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네가 겨울 내내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나랑 안 놀아줄까 봐 그게 제일 무섭다, 이 곰팅아.

 

방돼곰: (감동한 눈으로 금홍이를 바라보며 눈가를 촉촉이 적신다)

금홍아... 감동이야... (눈물을 닦는 척하며 슬그머니 네 번째 치토스 봉지를 집어 든다)

 

금홍: (방돼곰의 손등을 찰싹 때리며)

감동은 감동이고, 과자는 내려놓으시지? 어디서 슬그머니 밑장빼기를 하려고 그래?

 

방돼곰: (아야 하며 손을 거두고 배를 슥슥 문지른다)

치... 들켰네. 역시 금홍이 눈은 못 속여. 그래도 너랑 이렇게 먹으니까 겨울 걱정이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아. 입안에서 바삭할 때마다 내 불안함도 같이 부서지는 느낌이랄까?

 

금홍: (남은 치토스 가루를 탈탈 털어 마시며)

그러니까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추우면 언제든 이 금홍이님을 부르라고. 내가 인간 난로가 돼 줄 테니까.

 

방돼곰: (활짝 웃으며 볼록한 배를 튕긴다) 좋아!

그럼 이번 겨울엔 내 두툼한 지방 패딩이랑 금홍이 난로가 합쳐지면 무적 피신처가 되겠네! 우리 내일도 치토스 파티하는 거다?

 

금홍: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어휴, 못 산다 정말. 내일은 내가 수박이라도 사 올 테니까 제발 에어컨 좀 틀고 먹자, 응?

 

 

[매미 소리는 여전히 우렁차지만, 방돼곰의 방에는 겨울의 공포 대신 두 친구의 따뜻한 웃음소리가 단짠단짠하게 퍼져나간다. 와작, 와작!]

 

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