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야기(사랑)

[용기 있는 DM 하나로 시작된 사랑]

히야121 2025. 6. 19. 13:25

 

 

세상에 쉬운 사랑은 없다고 하죠. 그 중에서도, 내가 먼저 좋아하게 된 사랑은 더 조심스럽고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해요. 이 글은 제가 먼저 다가가 DM을 보냈고, 그 한 마디가 우리의 사랑을 시작하게 만든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첫 만남은 '피드 속 그 사람'

인스타그램을 넘기다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 정확히 말하자면, 친구의 친구로 보이는 남자의 계정이었어요. 고양이와 커피를 좋아하는 듯한 피드, 책에 밑줄 그어 올린 문장들, 무엇보다도 댓글 하나하나에 성의 있게 답을 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이런 사람이 정말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뜻해 보였어요. 서로 팔로우도 안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자꾸 그의 계정에 들어가 피드를 둘러보게 되었고, 그렇게 며칠이 흘렀어요.

그러다 문득, 이대로 흘려보내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어요. 심장이 톡톡, 조용히 두드리는 느낌이랄까요.

용기 낸 메시지 한 통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타이밍 하나로 결정되잖아요. 어느 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그의 스토리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아... 지금 아니면 영영 못 보낼 것 같아."

순간적으로 '지금이야!' 싶었고, 손가락이 먼저 움직였어요. 망설임은 딱 10초.

"안녕하세요 :) 피드 잘 보고 있어요. 특히 밑줄 그은 글귀들에서 위로 받아요."

그냥 그렇게, 아주 조심스럽게 보낸 한 줄짜리 DM. 보내고 나서 이불킥 몇 번 했는지 몰라요. 차라리 읽지 않으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읽고 답이 없으면 어떡하지? 후회가 밀려왔어요. 정말이지, 핸드폰 알림이 울릴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거든요.

하지만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그의 답장이 도착했어요.

"와, 이런 메시지 처음 받아봐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혹시 책 좋아하세요?"

눈을 의심했어요. 답장이 왔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 내용이 너무 따뜻하고 자연스러웠거든요.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고, 서로 취향이 놀랍도록 잘 맞았어요. 나중엔 웃으면서 이런 얘기도 했죠.

"혹시 알고 보니 알고리즘이 우리 연결해준 거 아냐?"

친구 같은 대화, 연인으로 이어지다

그 후로도 우리는 종종 DM을 주고받았고, 점점 일상이 공유되는 사이가 되었어요. 서로의 피드에 댓글을 다는 걸 넘어서, 하루의 끝을 함께 마무리하는 메시지가 오가는 사이가 된 거죠. 하루라도 연락이 없으면 어딘가 허전한, 그런 마음. 아마 그때 이미 마음이 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만난 날도 아직 생생해요. 카페에서 만났는데, 온라인에서 느꼈던 그 따뜻한 인상이 실제로도 똑같더라고요. 어색함보다 반가움이 더 컸던 우리.

저는 그날 그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사실 처음엔 나 혼자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내가 먼저 다가가서 부담스러우면 어쩌나 걱정도 했고... 진짜, 몇 번을 지웠다 썼다 했는지 몰라요."

그는 웃으며 말했어요.

"나는 오히려 용기 내준 네가 고마웠어. 그거 아니었으면 우리 지금 이렇게 안 마주 앉아 있을지도 몰라."

그 말에 괜히 눈물이 핑 돌았어요. 내가 먼저 다가간 게, 참 잘한 일이었구나 싶었죠.

연애는, 시작도 유지도 결국 '소통'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로 대화가 전부라는 거예요. 작은 오해 하나도 말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쌓이고, 결국엔 상처가 되거든요. 우리는 다툼이 있을 때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해요.

"나 사실 그 말 듣고 좀 서운했어." "그랬구나, 미안. 난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이런 대화들이 우리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줘요.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이런 소통이 익숙하고 편해졌어요.

그는 늘 말해요.

"네가 먼저 용기 내준 사랑이라서, 더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날 밤 보낸 DM이 참 많은 걸 바꿔놨구나 싶어요.

가끔 그 DM을 다시 읽어보면

가끔은 그때 보냈던 DM을 다시 보곤 해요. 너무 짧고 단순한 말이지만, 그 속에 얼마나 큰 용기가 담겨 있었는지 저는 잘 아니까요.

만약 그때 망설였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겠죠.

사랑이 꼭 운명처럼 찾아오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내가 먼저 그 운명의 문을 열어야 할 때도 있어요. 누군가에겐 ‘부담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 진심이 깃든 메시지라면 반드시 닿는다고 믿어요.

사랑은 타이밍, 그리고 용기

지금 우리는 만난 지 1년이 넘었어요. 여전히 서로의 일상에 귀 기울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걸 아끼지 않는 사이예요. 물론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대화하고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요. 그건 우리가 처음부터 천천히 쌓아온 신뢰 덕분이죠.

이 사랑을 돌아보면, 결국 그 시작은 단 한 줄의 DM에서 비롯됐다는 게 참 신기해요. 누군가에겐 별것 아닐 수 있는 메시지 하나가, 우리에겐 인연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가끔 그 첫 DM을 보며 웃곤 해요.

사랑을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마음을 표현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오히려, 용기 있는 마음이 인연을 만들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 인연이, 당신의 하루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지도 몰라요.

지금 망설이고 있는 그 사람에게, 한 마디만 건네보세요.

“안녕하세요 :) 피드 잘 보고 있어요.”

그게, 여러분의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