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차 연애 일기》 6화젊은 나, 나이 든 그, 우리만 아는 타협의 언어
– 사랑에도 각자의 리듬이 있다면, 우리는 조율 중입니다
🕰️ “왜 이렇게 느려요?”
“답장이 너무 느려요.”
“그건… 미안해.”
우리 연애 초반,
내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이었다.
하트 이모티콘 하나 보내면
2시간 뒤 “ㅇㅋ”
사진을 보내면
읽기만 하고 반응 없음.
약속 날짜 조율하려면
‘생각 좀 해볼게’ 후 이틀 무응답.
나는 초조했고,
그는 그저 ‘평소대로’ 행동했을 뿐이었다.
🧓 “나는 빠르게 움직이는 게 버거워요”
50대의 그는,
늘 말이 느렸다.
카톡 답장도 느리고,
결정도 느리고,
심지어 걸음도 천천히 걷는 사람이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보다는
한 번 더 곱씹고,
조금 더 생각하고,
천천히 행동하는 쪽을 택했다.
처음엔 답답했다.
‘왜 지금 당장 결정하지 못할까?’
‘지금 대답하면 안 되나?’
나는 성격 급한 MZ,
그는 여유로운 베이비붐 세대.
갈등은 작게, 자주 일어났다.
🧠 타협이라는 건, 어느 한쪽이 져주는 게 아니다
어느 날,
그가 나에게 말했다.
“너는 가끔 나를 밀어붙이듯 굴어.
그게 힘들 때가 있어.”
“…난 그게 재촉한 게 아니었는데.”
“알아. 하지만 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야.”
그 말이
처음엔 날카롭게 들렸지만,
곱씹을수록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몰아붙이고 있었구나 싶었다.
타협이란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게 아니었다.
서로가 조금씩
기다리고,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 우리만의 ‘룰’이 생기기 시작한 날들
우리는 하나씩
서로의 차이를 발견할 때마다
‘우리만의 방식’을 만들어갔다.
📌 카톡 답장을 못 할 땐
– 하루에 한 번은 꼭 짧게라도 “잘 지내”라는 말 남기기
📌 식당 고를 땐
– 내가 후보 3개 주면, 그가 고르기
📌 데이트 시간 늦을 땐
– 30분 전에 무조건 한 번은 전화하기
📌 내가 말이 빠를 땐
– 그가 “잠깐만, 생각 좀 하게”라고 말하면 잠시 멈추기
이건 작은 규칙들이지만
우리를 많은 싸움으로부터 구원해줬다.
💬 대화체 – 조율해가는 두 사람의 대화
나: “근데 솔직히 답장 너무 느리면,
그날 하루 기분이 축 처져요.”
그: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요즘 알람 설정했어.”
나: “진짜요? 뭐요?”
그: “오후 3시, ‘하루 한 번, 그녀에게 안부 묻기’ 알림.”
나: “귀여운 사람 다 됐네요?”
그: “너 덕분에, 내가 배워가고 있어.”
나: “나도요. 예전 같으면 소리 지르고 울었을 텐데…”
그: “이렇게 말로 하는 우리, 괜찮지 않아?”
나: “응. 서로의 언어로 번역하며 사랑하는 것 같아요.”
🎼 우리 사랑은 ‘템포 러버’
그는
빠른 템포에 약하다.
나는
느린 템포가 답답하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서로에게 맞춰
‘중간 템포’를 만들어가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음식 주문할 때도
나는 “빨리 고르자” 했고
그는 “그냥 네가 골라” 했다.
요즘은
그가 메뉴 두 개 추천하고
나는 그 중 하나를 고른다.
작은 것부터
타협과 이해가 쌓이고 있는 중이다.
✨ 타협은 ‘포기’가 아니라 ‘진심의 증거’
누군가는 말한다.
“사랑하면 그냥 다 맞아떨어져야지.”
“굳이 조율하고, 노력하는 건 좀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맞추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사랑이 더 단단하다고 믿는다.
그 사람은 나를 위해
느린 걸음을 조금 빠르게 하고,
나는 그를 위해
조급한 마음을 조금 늦춘다.
그게
우리만의 ‘타협의 언어’가 되어간다.
📦 서로 다른 점을 사랑하기까지의 거리
📌 나는
자고 일어나면 카톡이 300개 넘게 쌓여 있고
하루에 여러 일정을 동시에 처리하는 사람.
📌 그는
하루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며
계획보다 흐름을 따르는 사람.
우리는
정반대의 리듬을 가졌지만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그 거리만큼,
우리는 더 많이 얘기하고
더 많이 안아주게 됐다.
🛠️ 연애는 결국 ‘함께 짓는 집’ 같은 것
돌을 하나씩 쌓아
벽을 만들고,
창문을 내고,
문을 열고,
비 오는 날 머물 수 있는 지붕을 만들듯.
우리는 지금
사랑이라는 집을 짓고 있다.
그 집은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가 쉴 수 있는 언어로 가득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 다음 예고 – 《세대차 연애 일기》 7화
〈그 사람의 지갑엔 아직도 가족사진이 있다〉
과거를 품고 있는 그 사람과, 현재를 함께 만들어가는 나.
가끔은 낯선 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