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를 사이에 두고 사랑하다(7)
🌿《연상연하 커플 –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
외전 2화 – “아이 없이 처음 떠난 부부 여행”
“정말 괜찮을까?”
“응, 우리 부모님이랑 있으니까.
다 잘할 거야… 아마도.”
짐을 싸면서도
한 손엔 늘 휴대폰이 있었고,
그 화면엔
아기의 웃는 사진이 떠 있었어.
아이를 두고
우리 둘만 떠나는 첫 여행.
세상에서 가장 짧은 2박 3일,
그러나 마음은 마치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았어.
👜 “짐 싸는 밤, 아기 옷 없이 캐리어가 너무 가벼웠어”
항상 여행 짐의 절반은 아기 물품이었지.
- 기저귀
- 분유
- 젖병 소독기
- 장난감
- 여벌 옷 다섯 벌
그런데 이번엔
정말 ‘우리 둘’만을 위한 짐이었어.
옷, 책, 선크림, 슬리퍼,
그리고 너는 아기 사진 하나를 지갑에 넣었지.
“혹시 보고 싶을까 봐…”
“아니, 당연히 보고 싶지.”
그때부터 알았어.
이번 여행은 우리 둘을 위한 것인 동시에,
아기를 그리워하는 여행이 될 거라는 걸.
🚗 “출발 첫날, 어색하게 조용한 차 안”
예전엔 음악도 크게 틀고
차 안에서 수다도 끊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이날은 서로 말이 없었어.
“혹시 울고 있을까?”
“낯선 사람 보면 낯가림 심한데…”
그렇게 걱정하던 중
엄마에게 도착한 카톡.
📲 "잘 자고 밥도 잘 먹었어~
사진 찍어서 보낼게^^"
그 사진 속
환하게 웃는 아이를 보며
너는 툭 내뱉었지.
“우린, 없어도 잘 사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웃었어.
마음은 아련했지만
그 웃음 안엔 안도감이 있었지.
🧳 “도착한 숙소에서,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조용함이 귀에 꽉 찼어.
- TV도 안 켰고
- 아무 장난감 소리도 안 났고
- ‘엄마~’ 하고 부르는 목소리도 없었어
처음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한 감정이 밀려왔어.
“누나, 여긴 신혼여행 때 갔던 호텔이랑 비슷하다.”
“그러네, 그땐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놀았는데…”
우리는
잠시 엄마, 아빠의 역할을 벗고
다시 ‘우리 둘’로 돌아왔어.
🍷 “고기 한 점을 천천히 씹을 수 있다는 사치”
육아 후 첫 외식.
정말이지 오랜만에
천천히 고기를 굽고
와인을 한 잔 마셨어.
너는 말했다.
“이렇게 느긋하게 밥 먹은 게 언제더라?”
“항상 한 손엔 아기 안고, 한 손으로 밥 비비고…”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소중한 일상들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를 새삼 깨달았어.
🌌 “별 보면서 했던 이야기 –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식사 후 숙소 야외 테라스에서
조용히 별을 봤어.
너는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요?
누나가 초록색 원피스 입고 나왔는데,
그날 이후로 눈앞에 맴돌았어요.”
나는 웃었지.
“그날 나도,
너 같은 연하는 처음이라 긴장했었다.”
아이는 없었지만
그날 밤,
우리는 다시 연애를 시작했어.
📲 “밤 11시, 아이 사진 보며 동시에 그리워졌어”
하루 종일 잘 버텼는데
그날 밤
아이 사진을 보자
우리는 동시에 눈이 촉촉해졌어.
“아기 볼이 너무 말랑해 보여…”
“입술이 또 자란 것 같지 않아?”
“내일 바로 보고 싶다…”
아이를 떼어낸 하루였지만
결국 우리는
그 아이 이야기로 밤을 마무리했어.
🕊️ “돌아오는 길, 우리 마음은 더 단단해져 있었어”
돌아오는 길엔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조용하지만 따뜻했어.
- 아기가 있는 일상에 감사했고
- 둘만의 여행이 필요한 이유도 알았고
- 그리고 서로가 얼마나 고마운지도 더 느꼈지
“누나, 다음엔 넷이 오자.
우리 둘, 아기, 그리고
혹시… 둘째?”
그 말에 내가 웃으며 말했다.
“잠깐만… 지금 또 임신하자는 거야?”
“아니, 그냥 꿈 이야기야.”
“…꿈 꾸긴 이르다, 여보.”
✍️ 마무리 – “우리도 아이처럼 자라고 있어요”
이번 여행은
육아에서의 탈출이 아니라,
우리가 부모가 된 후
더 나은 부부가 되기 위한 시간이었어.
아기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아기를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든 시간,
서로를 연인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든 2박 3일.
이제는 안다.
아이를 키우는 부부도
가끔은 ‘둘’로 돌아와야
셋이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