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야기(사랑)

《우리 사랑의 시작은 최마루였습니다》

히야121 2025. 6. 27. 21:03

 

“어디서 봤더라… 아!
그 강쥐 귀 움직이는 짤에 댓글 달았던 그 사람… 맞죠?”
“네, 맞아요. 그 짤 보다가… 사실, 당신한테도 빠졌어요.”


1. ‘강쥐 짤 모음방’에서 시작된 첫 댓글

나는 원래 조용한 편이다.
남의 글에도 쉽게 댓글을 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용기 내어 댓글을 단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최마루’.

“이 표정… 너무 찰떡이야. 우리 집 강쥐도 따라 했으면 좋겠다 ㅋㅋ”
익명의 누군가가 올린 ‘최마루 강쥐 표정 따라잡기’ 게시물.
그리고 그 밑에, 누군가가 단 댓글이 나를 멈춰 세웠다.

“최마루는 사람보다 사람같아서 미치겠어요.
진짜 얘는 내 인생 최애…♥”

이 댓글을 쓴 사람.
어딘가 내 말 하고 싶은 걸 먼저 말해준 느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답글을 달게 됐다.
그게, 너였다.


2. DM으로 시작된 우리 대화

처음엔 강쥐 얘기만 했다.
어느 동물병원이 좋은지,
어떤 간식을 먹여야 하는지,
그리고 최마루의 최신 사진과 움짤들에 대한 해석까지.

“근데… 혹시 서울 사세요?”
“응. 은평구 쪽. 왜요?”
“헉. 저도 은평인데요? 혹시 응암동?”

“진짜요? 저 불광역 근처인데… 너무 신기하다.”
“혹시… 이거 운명인가요?”
“설마. 아니겠죠…?”

그랬다.
서로 ‘최마루’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대화를 시작할 이유조차 없었을 텐데.


3. 첫 만남 – 카페 앞 강아지 테이블

처음 만난 날,
우리는 최마루가 등장했던 카페를 찾았다.
강아지 출입이 가능한 곳.
그리고 실제로 마루도 다녀간 적이 있다는, 그곳.

“어, 진짜 닮았다. 사진보다… 아니, 프로필보다 더…”
“진짜요? 생각보다 말이 없으시네요.”
“말 많은 성격은 아니에요. 특히 처음엔…”

그날 우리는 서로가 가진 강아지 사진을
한 장씩 보여주며 웃었다.

“이거 보세요. 이건 제가 말 시키니까 귀 접은 거예요.”
“헐… 이건 우리 애가 최마루 따라하는 척하는 거예요.”

강아지를 핑계 삼아,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더 오래 바라봤다.


4. 공원에서 함께한 두 마리의 산책

우리는 둘 다 반려견이 있었다.
나는 ‘몽실이’
너는 ‘바니’.

“몽실이는 좀 소심하고, 바니는 되게 사교적이네요.”
“사실… 저희도 비슷해요. 제가 소심하고,
당신은 되게 활발해 보여요.”

우린 서서히 닮아갔다.
산책 시간도, 간식 취향도,
심지어 목줄 컬러도 비슷하게 맞춰가며.

“이제, 마루 팬질은 부부 활동으로 진행할까요?”
“부부는 너무 빠르고요… 팬활동만 같이 하죠, 일단.”

우리는 그렇게 웃으며,
조금씩 우리 둘만의 공기를 만들어갔다.


5. 강쥐 콘서트에서의 프러포즈(?)

“최마루 팬콘, 오프라인 이벤트 뜬 거 봤어요?”
“봤죠. 근데 그런 데 진짜 갈 거예요?”
“당연하죠. 두근거려요, 약간 아이돌 콘서트처럼.”

우리는 최마루 팬 콘서트에 함께 갔다.
사람도 많았고,
놀랍게도 정말로 강쥐들이 무대에 오르는 장면도 있었다.

그날 나는 생각했다.
사랑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온다.

“혹시… 우리도 최마루처럼
같이 나이 들 수 있을까?”
“음… 같이 흰 털 나면, 그때 생각해볼게요.”


6. 어느새 함께 살게 된 우리

3개월쯤 지났을까.
강아지 산책 시간,
두 마리를 같이 데리고 나가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시간도 자연스레 겹쳐졌다.

“우리 집에 몽실이 데려와도 돼?”
“응, 바니도 네 집 와서 안 울던데 뭐.”

그렇게 자연스레
우리는 반려견부터 동거를 시작했고,
우리의 동거는
마치 “최마루 라이브 방송 대기방”처럼
늘 유쾌하고 따뜻했다.


7. 그리고 지금, 우리 넷

지금도 우리는 최마루 새 사진이 올라오면
누가 먼저 보내나 내기하고,
최마루 관련 굿즈를 사면
“누가 더 좋아하는지”로 귀엽게 다툰다.

하지만 알고 있다.
우리는 강쥐를 좋아해서 만났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건
서로의 “말 없는 시간”까지 아껴주는 방식 때문이라는 걸.

밤마다 몽실이와 바니가
우리 침대 아래에서 숨 고를 때,
우리는 조용히 손을 잡는다.

“우리… 나중에 마루랑 몽실이, 바니 다 그려서
접시 만들어볼까?”
“좋다. 그리고 그 접시로 매일 밥 먹는 거야.”


8. 마무리하며 – 우리가 만난 이유

최마루는 그냥 인터넷 짤 하나였다.
하지만 그 짤을 통해,
나는 너를 만났고
너와 나는 지금,
진짜 삶을 함께 걷고 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것,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그런 건 그저 취향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누군가와의 인연을 이끌어주는
가장 순한 형태의 ‘운명’이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