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우리 아이 첫 유치원“세 나라 언어 속에서 자라는 사랑”
《가격표 없는 사랑》
그녀: “엄마는… 한국어, 아빠는 영어, 선생님은 중국어.
우리 아이, 괜찮을까?”
그: “괜찮을 거야.
사랑은 언어보다 먼저 배워지는 거니까.”
1. 🍼 싱가포르에서 맞이한 세 가족의 아침
이제는 싱가포르 정착 3년 차.
햇살이 베란다를 넘어 부엌 바닥을 물들일 때,
작은 의자에 앉아 있는 세 살 반 남자아이가 말한다.
아이: “Mama, banana 주세요!”
그녀: “banana는 영어고, ‘주세요’는 한국어인데?”
그: “그러니까 우리 아들, bilingual이 아니라... triplingual!”
하린은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의 말은 어설펐지만, 그 속엔
세 나라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었다.
2. 🧸 유치원 입학 전날 밤
그날 밤, 아이는 평소와 다르게
엄마 품에 꼭 안겨 잠들지 않았다.
그녀: “우리 아기, 내일부터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
아이: “친구… 영어해요?”
그: “영어도 하고, 중국어도 하고… 우리처럼 말해.”
그녀: “아이한테 이 모든 게 너무 빠른 건 아닐까?”
그: “아이들은 언어보다 감정을 먼저 기억해.
누가 따뜻했는지, 누가 기다려줬는지를.”
3. 🎒 첫 등원, 작은 이별
입학식 날 아침.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 정문 앞에 선 순간,
그녀는 그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 “얘가 태어난 것도, 걷기 시작한 것도
다 우리가 이 도시에서 만든 일이네…”
그: “우린 이 도시에서 ‘가족’이 됐으니까.”
교실 안에는 영어 이름표, 중국어 인사,
그리고 아이보다 한 뼘 큰 가방을 멘 친구들이 있었다.
선생님: “Good morning! Zǎoshang hǎo~”
아이: “…안녕…”
4. 📖 유치원 일지 속 하루
첫 날 퇴근 후, 하린은 선생님이 보낸
아이의 ‘일지’를 꺼내 읽었다.
“Today, he played with water beads and said ‘멋지다!’
He tried to say ‘Thank you’ to the teacher in Korean.”
“오늘 아이는 물알놀이를 하며 ‘멋지다!’라고 했고,
선생님에게 ‘고마워요’를 영어로 말하려고 애썼어요.”
그녀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
말은 어설펐지만,
감정은 분명히 전달되고 있었다.
5. 🧠 언어보다 중요한 것
며칠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이가 말했다.
아이: “Mama, I like 친구 Jun Hao.
He share toy me.”
문법은 엉망이었고, 언어는 섞여 있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동시에 박수쳤다.
그: “공감이 먼저고, 문장은 나중이지.”
그녀: “얘는 말보다 마음을 배운 거야.”
그들은 안심했다.
세 나라 언어 속에서도
아이의 사랑은 명확했다.
6. 🍳 요리 시간의 언어 수업
어느 주말 아침, 부엌에서
세 사람은 프렌치토스트를 만들고 있었다.
그: “Egg, milk, bread!”
그녀: “계란, 우유, 빵~”
아이: “蛋蛋! 牛奶! 面包!”
셋의 목소리가 뒤섞인 부엌은
작은 세계가 되었다.
여기엔 사전보다 따뜻한 사전이 있었다.
7. 📦 아이가 만든 첫 카드
6월. 유치원에서 열린 ‘다문화 주간 행사’.
아이들이 직접 가족에게 편지를 썼다.
아이의 첫 손글씨 카드는 이랬다.
카드 내용
“I ❤️ 엄마 Appa 谢谢”
(나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엉성한 글씨에 세 나라 언어가 섞여 있었지만,
그녀는 울컥했다.
그녀: “우리 아이는… 국적보다
마음을 먼저 배운 것 같아.”
8. 🛌 잠자리에서 들은 한 마디
잠자리에서 엄마 품에 안겨
아이가 소곤거렸다.
아이: “Mama, 너는 나 사랑해?”
그녀: “그건… 세 나라 언어로도 부족해.
엄청 많이, 하늘만큼, 우주만큼 사랑해.”
아이는 작은 손으로
엄마의 눈을 살짝 가렸다가 피며 말했다.
아이: “그럼, 나도 Mama 사랑해~ forever.”
그녀는 아이의 머리맡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사랑은 언어 없이도 완성됐다.
9. 🌍 다문화 속의 따뜻함
이웃집 아이는 프랑스계 싱가포르인.
아이의 친구 중엔 인도계, 말레이계도 있었다.
이젠 아이는 가끔 이렇게 말한다.
아이: “엄마, 오늘은 나 ‘Roti Prata’ 먹었어!”
그녀: “그게 뭐야?”
아이: “맛있는 빵인데, 친구 엄마가 줬어!”
다문화라는 낯선 단어는
아이에겐 그저 ‘맛있는 사람들’이었다.
10. 💌 그녀의 다이어리 마지막 장
“우리 아이는 이제 ‘감정의 언어’를 말한다.
서툴지만 진심인 말들,
낯설지만 포근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능력.
세 나라 말이 섞여도 괜찮다.
우린 사랑으로 아이의 마음을 키우고 있다.”
— 엄마의 다이어리 中
📌 마무리하며
사랑은 때때로 언어보다 빠르게 전해진다.
아이의 작은 입에서 튀어나오는 ‘사랑해’, ‘감사해’, ‘함께해’는
문법보다 마음이 먼저였고,
단어보다 온도가 따뜻했다.
그: “아이한테 언어는 세 가지지만,
우리에겐 사랑 하나면 충분하니까.”